부쩍 짧아진 해의 길이와 제법 차가운 바람이 느껴지는 가을이 완연하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난방비를 걱정해야 하는 취약계층에게는 삶의 시름이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절대적인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겐 혹한의 겨울을 나는 게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에너지기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가구에 대한 일률적인 단전이나 단가스로 인해 최소한의 삶의 조건이 위협받기도 한다. 혹한기에 단전을 유예하는 조치를 취한다고는 하지만, 한시적인 조처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의 에너지기본권 문제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시선을 돌려 북한주민들의 에너지 사정에 대해서도 고민을 확장해 보는 것이 어떨까. 최소한 글로벌화 돼있는 현대 사회에서 모든 문제는 연관돼있으며, 더구나 분단의 조건..
지구온난화 ‘농촌에서 대안 찾는 사람들’ 괴산 솔뫼농장 ‘에너지 농부학교’에 가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윤정은 가을걷이가 한창이던 농촌들녘이 밤이 되자 적막해졌다. 보름달이 산중턱 위에 걸쳐있다. 수확과 함께 밭 설거지로 바쁜 나날이지만, 야심한 밤에 농부들이 공부를 하러 모여드는 곳이 있다. 주경야독하는 이 곳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위치한 솔뫼농장. ‘에너지 농부학교’ 가을학기가 시작됐다. 저녁 7시 30분, 강좌가 시작되는 시간. 에너지농부학교가 열리는 ‘솔뫼농장 소비자의 집’ 아궁이에는 장작불이 발갛게 타오르고 있었다. 안에는 이미 강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40명의 농부들이 둘러앉아 꽉 채워진 상태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랫목으로 가시라”는 훈훈한 인사들이 소근거린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