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시대 한국 여성의 이주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나의 독일 이주는 ‘헬조선’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페미니즘 매체 기자와 전문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젠더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더 키우고 싶었고, 몇 차례의 국외 출장을 통해 외국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었다. 이후 여러 자료 조사 끝에 프리랜서로 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열려 있는 독일로 오게 되었다. 독일에 온 후, 그동안 내가 입고 있던 학력이나 직업 이력 등의 옷이 모두 벗겨지고 철저하게 다시 알몸이 되어 삶을 일궈나가야 했을 때 고통스러웠다. 어딘지 잘 모르는 작은 나라에서 온 ‘아시아 여자애’가 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고, 일상에서는 지하철에 앉아있는 나를 긴 시간 훑어보는 옐로 피버(Yello..
“여성은 파도를 일으키는 주체가 될 수 있다” 라틴 힙합 아티스트 아나 티주 래퍼 아나 티주(Ana Tijoux)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게 된 시점은 2010년 이후일 것이다. 그 해 발표한 앨범 [1977]에 수록된 싱글 “1977”(자신이 태어난 해)은 미국 드라마 와 , 그리고 게임 에도 삽입곡으로 등장하며 폭넓은 유명세를 탔다. 또 이 앨범은 그래미 시상식 베스트 라틴 록/얼터너티브 앨범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 칠레 출신의 힙합 아티스트이며, 프랑스 이민 2세인 아나 티주(Ana Tijoux)의 2010년 앨범 [1977] 자켓 이후 발표한 앨범 [La Bala](총알, 2011)과 [Vengo](내가 왔다, 2014)는 그래미 시상식과 라틴 그래미 시상식 양쪽 모두에 후보로 올랐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