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셋째 이야기③ 몸과의 소통 [글쓴이 자야. 프리랜서로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든 지 15년. 함부로 대해 온 몸, 마음, 영혼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요가와 명상을 시작한 지 10년. 명함에 글 쓰고 요가 하는 자야, 라고 써넣 은 지 6년. 도시를 떠나 시골을 떠돌기 시작한 2년 만에 맞춤한 집을 만나 발 딛고 산 지 또한 2년... 그렇게 쌓이고 다져진 오래된 삶 위로, 계속해서 뿌리 내리고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는 ‘지금 여기’의 삶을 나누고자 합니다] 새벽에 눈을 뜬다. 빗방울들의 연주가 한창이다. 지붕을 나지막이 두드리는 소리, 이미 물로 흥건한 시멘트 바닥에 퉁기는 소리, 처마에 달린 물받이를 통해 수도 가에 엎어놓은 플라스틱 함지박 위로 낙하하는 소리. 그리고 마당 안과 ..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셋째 이야기② 그녀가 내 몸을 마사지하기 이전에 나는 이미 내 몸에 그런 덩어리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인도 요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수련을 하다가 특정 아사나(자세)를 취했을 때 배꼽 근처에서 그것이 만져진 것이다. 처음엔 그저 뱃가죽이 굳었는가 싶었다. 하지만 여러 번에 걸쳐 주의 깊게 탐색해 보니 단지 겉이 딱딱한 정도가 아니었다. 뱃살 아래 단단하게 자리한 그것은 흡사 밥사발을 엎어놓은 모양으로, 반경이 상당히 넓을 뿐 아니라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배 안쪽 깊이 뻗어 있었다. 나는 혹시나 해서 몇몇 학생들에게 같은 아사나를 취하게 한 후 손으로 직접 그들의 배를 만지며 확인했지만 누구에게서도 그런 덩어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당혹해 하는 나와 달리 인도인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