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대화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8)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점촌행 버스에 올라 타 ‘3’번 자리에 앉으려는데 다른 분이 먼저 앉아계셨다. ‘여긴… 제 자리…’라는 암묵적인 눈치를 주었지만, 그 분은 못 알아들은 듯 계속 내 눈만 바라보고 있다. 상황을 보니, 청각장애인 세 분이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셨나 보다. 나는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차가 떠나기 전 5분 동안 그분들이 나눈 대화를 귀 기울여 들었다. 아니, 보았다고 해야 맞겠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잠시 봉사활동을 했을 때 배웠던 수화로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까페 버스정류장] 23. 양쪽 뺨에 두 아이의 숨결을 느끼며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한 여자의 귀촌일기' 저자입니다. - www.ildaro.com 이마 언저리에 와 닿는 따끈한 햇살을 느끼고 눈을 떴다. 시계바늘이 열시 근처에 도착했다. 손님을 맞을 시간이 겨우 한 시간 남았으니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야 정상인데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양쪽 귀에 들리는 두 개의 숨소리를 좀 더 느끼고 싶어서. 이 푸근한 순간을 선물해 준 존재는 며칠 전에 제대한 아들이다. 지난 밤, 유성우가 쏟아질 거라는 소식에 우린 카페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