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 있는 밭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열아홉 번째 이야기 1월 한 달 놀고 2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 K. 그 일이라는 게 밭작물을 키우는 것이어서 3월 중순까지는 그런대로 한갓졌는데, 그 이후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면서는 많이 피곤해하는 것 같다. 아침형 인간인 나와는 반대여서 밤에 오히려 생생해지고 기운 나는 사람이, 요즘은 저녁을 먹고 나면 영 맥을 못 춘다. 방금 전에 엎드려서 책을 펼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속에 얼굴을 묻고 졸기 일쑤. 내 예상을 비껴간 K의 결정 그런 K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흐뭇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애당초 시골생활에 큰 뜻이 없던 그가, 심지어 텃밭 수준의 농사도 한 발자국 뒤에서 관망하며 내가 해달라는 것만 하던 그가 ..
이경신의 도서관나들이(22) 도시의 새들과 공존하기 ▲ 참새 대신 도시의 텃새가 되어가고 있는 직박구리. © encyber.com 일요일 오전, 잔뜩 게을러진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도서관에 반납해야 할 책이 2권인데, 하루가 연체되어 이틀 동안 책을 빌릴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무더위를 핑계로 더는 미룰 수 없는 노릇이다. 도서관 안은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어 서늘하다. 에어컨 없이 지낼 뿐만 아니라 평소 선풍기, 부채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내겐 다른 계절로 뛰어든 듯하다. 대출정지로 책을 빌릴 수도 없는 형편이니, 시원한 곳에서 책이나 읽고 가자 마음먹었다. 열람실 풍경은 피서 철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책을 고르며 서가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이들을 바라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