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4) 프란시스 무어 라페로부터 배우다 아침 일찍 하천변을 걸었다. 보랏빛 붓꽃, 노랑꽃창포, 하얗고 발그레한 토끼풀꽃이 지고 있는 자리에 분홍색 나팔꽃, 개망초의 하얀꽃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날씨가 더워지니 녹색 풀과 나무도 날로 무성하다. 하천에서 유유자적 헤엄치는 터오리, 한 번씩 날아올랐다 바위에 내려앉는 왜가리, 다들 반갑다. 그만큼 물 속 생명체가 풍성하다는 뜻이리라. 이렇게 자연하천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 아마도 6년쯤 되었나 보다. 하천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낸 후의 변화였다. 해가 거듭되면서 더 많은 풀, 꽃, 나무, 그리고 물고기와 새들이 이곳을 찾았다. 인간이 무엇을 해서라기보다는 인간의 간섭이 줄어들어 자연 스스로 숨 쉴 여유를 되찾았기 때문이라고..
4대강 공사로 신음하는 낙동강에서 지율스님을 만나다 “산에 가면 나무를 안아 보세요” 자전거도로를 내기 위해 훼손된 산길을 걷고 있던 낙동강 순례단에게 나무 한 그루를 어루만지며 지율스님이 말을 건넸다. 한 번이라도 나무를 품에 안아보았거나 나무의 몸에 손을 얹어 보았던 사람이라면, 스님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알아차렸을 것이다. 나무에게도 체온이 있고, 마음이 있다는 것을. 파헤쳐진 숲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나무의 숨결을 느껴보라고 낮게 이야기하는 이. 그 생명에 대한 남다른 태도가 천성산의 힘겨운 싸움에 이어 낙동강으로 지율스님을 이끈 것이리라. 작년 11월, 본격적인 4대강 사업 공사 시작과 함께 지율스님이 상주에 터를 잡고 낙동강 순례길을 연지 이제 7개월 남짓 되었다. 그 사이 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