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중심의 서사가 아닌 ‘가해자의 자리를 묻다’ 권윤덕 작가의 전작, 일본군 ‘위안부’였던 심달연 님의 이야기를 담아낸 『꽃할머니』의 마지막 장면에서 독자들은 두 여성의 응시를 마주하게 된다. 원래는 당시의 국제정세를 반영해서 이라크 여성만 그렸는데, 권윤덕은 베트남 여성을 그려 넣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일종의 다짐”이었다고 말한다. 『꽃할머니』가 한국의 한 여성의 이야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자, 지금도 곳곳에서 전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 “이 장면을 그리면서 『꽃할머니』가 미완의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꽃할머니』(2010) 출간 이후 베트남전쟁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려던 당초의 계획은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베트..
"우리 세대에서 베트남에 사죄하지 않으면 안돼요"베트남전 진실규명과 성찰 위한 ‘한베평화재단’ 발족 “저희의 바람은 이 문제를 일본군 ‘위안부’ 문제처럼 사람들이 다 알고 (한국 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는 거예요. 베트남전쟁에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는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고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우리 세대에서 이걸 사죄하지 않으면 피해자분들은 한 분 두 분 돌아가실 거고, 그러면 전쟁의 당사자분들이 다 없어지는 거잖아요.” ▶ 베트남전쟁 당시 참전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공부하고 알리는 의정부 청소년들의 모임 ‘베트남 프렌즈’ ⓒ일다 친구들하고 ‘베트남 피에타’상에 헌화를 한 이예진씨(18세)의 목소리는 낭랑했다. 예진씨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공부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