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동백의 시간 시간의 창조①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오 년을 기다려 꽃이 피었다. 회초리처럼 가느다란 쪽동백 묘목을 심었는데, 오년이 지난 올 봄, 연두 빛 푸른 잎 사이로 길쭉한 진주알처럼 조롱조롱 흰 꽃 봉우리들 맺히더니 드디어 오늘 새벽, 환하게 꽃이 피었다. 노란빛의 수술을 단, 별 모양의 작은 흰 꽃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 년을 기다린 꽃이라니! 꽃 한 송이 보는 일의 감격이 하루 종일 내 안에서 출렁인다. 오년의 시간, 나무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같이 왔다. 어린 나무가 자라서 꽃을 피우는 시간, 그 시간을 같이 지내왔다고 생각하니 가슴..
[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 3월은 완연한 봄 ‘하늘을 나는 교실’의 필자 정인진 님이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가 연재됩니다. www.ildaro.com 브르타뉴는 3월에 들어서면 완연한 봄이다. 여전히 자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밤에는 선뜩선뜩 한기를 느끼게 해도, 지천으로 꽃이 피기 시작한다. 아삐네 호숫가와 게리내 산책로는 물론, 동네 공터와 들판에는 낮게 땅에 웅크리고 있던 들꽃들이 분주하게 고개를 내민다. 그 중 민들레나 제비꽃은 익히 자주 보아온 터라 크게 놀라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른 봄에 볼 수 있는 ‘봄까치’를 발견했을 때는 반가운 마음에 고개를 깊숙이 숙여 쓰다듬기까지 했다. 한국에 있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