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사람 곁에서 얻는 “고마운 선물” 부모의 마지막을 동행한 이야기 둘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내 인생의 가장 첫 번째 의미심장한 교훈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는 반드시 진심을 다해 보살펴주는 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이레, 2010)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었다. 나는 유학을 잠시 중단하고 어머니 곁으로 돌아갔다. 낯선 타국생활과 두고 온 어머니 생각에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 있던 때였다. 나로서는 그 어떤 탈출구도 없었고 오직 직면하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었다. 어머니 곁에 머물렀던 동생들도 지..
[죽음연습] 잠 못 이루는 노인들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www.ildaro.com 헤르만 헤세가 남긴 노년과 죽음에 대한 사색들을 뒤쫓다가 나는 “통증이 풀 속의 꽃들처럼 무성하게 자라나는 밤을 지새우기도 몹시 고역스럽다”라는 구절에서 잠시 멈추었다. ‘통증이 풀꽃처럼 무성하게 자라는 밤’이라…. 불면의 밤에 겪는, 몸의 진저리나는 고통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해서 마음이 끌렸나 보다. 나는 우리 사회가 노년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40대에 불과하지만, 통증으로 지새우는 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이미 내 몸은 세상이 인정하건 하지 않건 젊음을 뒤로 하고 노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