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본 ‘국제시장’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영화관에서 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엄마가 묻는다. “근데, 왜 저 부인 가족 이야기는 안 나오지? 둘 다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다 만났고 여자도 맏이고 자기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면서, 결혼한 다음 부인 친정 쪽 가족은 어떻게 된 건지, 맏딸이 더 안 벌어줘도 되는 건지, 어찌됐는지 그런 얘기는 없냐?” 이상하다는 것이다. 왜 여자가 결혼하고 나면 남자 쪽 가족으로만, 게다가 의존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마지막 장면 참 안됐더라, 남편이 아버지를 부르면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우는 장면 말이다. 그러게, 남자들이 밖에서 ..
[공백의 발견] 워킹맘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다 _ 강선미 (민우회 여성노동팀) 익숙한 것이 낯설어질 때, 그 순간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그것을 우리는 ‘발견’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발견 중에서 일하는 여성의 공백 문제 즉, 경력 단절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공백의 발견” 인터뷰로 담아냈다. 그러면서 여성노동자가 임신, 출산 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어 ‘경력 단절’이라고 불리는 기간을, ‘단절’이 아닌 일과 일 사이의 ‘공백’ 혹은 ‘연결’의 시간으로 보게 되었다. 경력 단절 이전에 공공기관, 대학강사, 학습지교사, 공장 생산직노동자, 교사, 자영업 등으로 일하다 지금은 직업상담사, 성교육 강사, 사회복지사, 가정관리사, 급식 조리원 등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일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