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언어’와 눈웃음으로 나를 지우던 시간[나의 알바노동기] 일터에서 쭈그러드는 낯선 내 모습 ※ 는 청년여성들의 가감없는 아르바이트 현장 경험을 기록합니다. “나의 알바노동기”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피할 수 없는 나의 좁은 공간, 계산대 작년 12월 14일 새벽 3시 30분. 경북 경산시 진량읍 한 편의점의 야간 알바노동자가 살해당했다. 당시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던 나로서는 여간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다. 20원짜리 비닐봉투 값을 지불해달라는 요구에 화가 난 손님이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알바노동자를 찔렀다고 한다. 기사를 접한 이후 알바노동자가 살해당했을 장면들이 내가 일하는 일터에 대입되어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누군가 내 일터에 와서 날 살해하..
무상급식은 되는데 무상생리대는 안 돼?[이가현의 젠더 프리즘] 월경을 둘러싼 정치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이가현님은 불꽃페미액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광화문 광장에서 여성환경연대가 벌인 퍼포먼스 ⓒ불꽃페미액션 제공 1. 감추어야 하는 월경 중학교 때 쉬는 시간에 학교 매점에 가면 구름떼처럼 몰려든 학생들과,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침착하게 꺼내주는 매점 아주머니가 기억난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생리를 시작했다. 매점에 가서 생리대를 살 때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학생들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조심스럽게 “생리대 하나 주세요” 했더니 아주머니는 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