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판단이 항상 옳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준 아이들 월요일은 현준, 재성, 찬우의 수업이 있는 날이다. 2학년인 현준이는 보충으로 참여하는 수업이고, 정식멤버는 1학년인 찬우와 재성이다. 그들은 내가 처음으로 가르쳐 본 1학년 학생들이다. 1학년을 가르쳐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두 명이라도 가르치겠다고 덥석 손을 내밀었었다. 그들은 내게 1학년 아이들이 어떤지 알게도 했지만, 그것보다 내 섣부른 판단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가를 깊이 깨닫게 해준 아이들이다. 함께 공부한지 7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찬우의 수업태도가 비교적 좋아진 건 불과 몇 주전이다. 그는 수업 때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빙빙 둘러보기도 하고, 주변친구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며, 수업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그..
영어교육에 열을 올리는 어른들을 보며 남미 화가 보테로(Botero) 전시회가 끝나가고 있던 터라 짬을 내 지난 주 일요일에는 전시회에 다녀왔다. 방학이 끝났는데도 일요일이어서 아이들이 제법 많았다. 평일이었다면 좀더 쾌적한 상황에서 그림을 관람할 수 있었겠지만, 통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전시 끝 무렵이라 그런지 관람이 힘들 정도로 사람이 붐비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림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 젊은 여성이 서너 살 가량의 어린 꼬마를 안고 옆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린아이는 그림보다도 전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보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 어린아이가 뭘 알까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 고흐의 밤 풍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