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다시, 여성의 시간 ▶ 12가지 재밌는 집 이야기!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제 삶을 따뜻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 열두 명이 밀도 있게 들려주는 주거생애사이자, 물려받은 자산 없이는 나다움을 지키면서 살아갈 곳을 찾기 어려워 고개를 떨구는 독자들에게 조심스 www.aladin.co.kr 한 계절이 갑자기 팟, 하고 전원이 나가듯 끝난 해의 일이다. 잃기에도 잊기에도 지쳐 며칠 잠만 자다가 일어났더니 그동안 버틴 보람도 없이 일이며 관계에서 강 하류의 퇴적모래처럼 밀리고 또 밀려나 있었다. 할 수 있었던 일은 할 수 없게 되었고 할 수 없던 일은 영영 가망이 없어 보였다. 꽤 절망적이었다고 간단히 써도 되겠지만, 보통 그럴 때는 무력감과 무감각함으로 자신을..
가위: 서로를 벨 수 없는 두 개의 칼날 실패한 관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새로운 관계 앞에서 지난 실패를 꺼내드는 복잡한 심리야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미정의 경우는 그 실패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며 앞으로 나와 맺을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그럴 거라는 암시를 주기 위한 시작이었다. 명백한 실패로 남은 관계 대부분이 그런 허술한 보호막을 남기곤 했다. 그건 모녀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 가위: 서로를 벨 수 없는 두 개의 칼날. (이미지 출처: 플리커) “엄마가 이상해요.” 미정의 엄마, 점숙 씨가 미정과 나를 “친구하라고” 소개해 단둘이 어색한 식사를 한 지 한 달이나 지났을까. 자정 가까운 시간에 전화를 주고받을 사이는 아니어서 폰 화면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하고 나는 시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