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몸을 통해 바라본 나의 삶 몸을 인식하다③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일다 Feminist Journal ILDA 내 자아상(自我像) 안에 ‘몸’은 없었다 내 몸의 역사를 펼쳐놓고 보니 무슨 ‘잔혹사’(殘酷史) 전시 같다. 나는 내가 받은 대우대로 내 몸을 대우하며 살았다. 아니, 더 잔인하게 대했다. 난 몸이 싫었다. ‘몸’이 없는 고귀한 ‘정신’이 되고 싶었다. 나는 마음의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지독하게 몸을 학대하고 착취했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허기진 마음이 너무 커서, 물질적 의미에서 나 자신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런데 내가 느낀 허기와 고통이..
‘하찮음’의 세계로의 하강(下降) 애벌레의 삶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남은 인생 뭐하고 살 건데? 우울을 피하지 않고 그 안에 있자, 쓰라린 것들이 우글거리며 올라왔다. 처음엔 그럴듯한 이타심과 도덕성의 베일을 쓴 자못 심각한 얼굴이었다. 이제 나이도 들어가면서 세상을 위해 뭔가 기여해야 하지 않나, 그동안 살아온 것을 나름 환원해야지, 세상에 이로운 무엇인가를 해야지…. 그러나 두터운 베일 아래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이 메두사의 얼굴로 너울거렸다. ‘이제 뭐 하고 살 거야? 수행해서 구루가 되고 싶었잖아. 깨달아서 무아(無我)가 되어서 그 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