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서 월세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협동조합 모델의 잡지 편집자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고맙고 한편으로 안쓰러운, 3년 9개월 전 ‘나’ “야, 좋아하는 일 하면서 월급도 받고 진짜 잘됐다.” 취업했다는 나의 말에 친구가 이렇게 축하를 해준 지 어느새 3년 9개월이 지났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교육 잡지 편집자. 내가 다니는 직장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운영되는 출판사이면서 교육운동단체의 성격도 지닌 곳이다. ▲ 격월간 잡지라 두 달에 한 번 꼴로 마감 기간이 있다. 교정지만 보면 잠이 솔솔 온다. © 은정 대학에 다니는 내내 마음 맞는 친구들과 교육 잡지를 만들면서 이 일이라면..
‘내가 살던 집들’에 안부를 묻다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내 집'이라고 애지중지했던 자리들 가을이면 있던 자리에서 뽑혀나가 하염없이 부유하고 싶다. 땅을 밟고 바지런히 돌아다녀도 싹트지 않는 발바닥의 뿌리, 한곳에 정주하지 못한 마음도 그렇다. 지나간 집들을 돌이켜본다. 2년씩, 길어봤자 3, 4년씩, 내 집이라고 애지중지하던 자리들을 모자이크 맞추듯 죽 이어본다. 스무 살, 서울에 처음 올라와 대학교 앞에 있는 반지하방에 살았다. 반지하방이 영 낯설었다. 자고 나면 등이 푹 젖고, 어두컴컴해 항상 불을 켜두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