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눈이 오다 비가 오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필요한 책이 있어 주섬주섬 입은 옷에 비옷을 걸치고 우산을 챙겨서 도서관을 향했다. 지난번에 빌린 책을 반납하고, 도서관 서가의 책들도 검토해보고, 또 집에서 참고할 책도 빌려와야 하니 말이다. 집에다 필요한 책 모두를 갖춰놓고 일할 처지도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동네 도서관을 나의 도서관으로 삼기로 했으니,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을 구하려면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나처럼 도시에서 정신노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몸을 움직일 일이 많다고 할 수 없다. 전업주부였던 어머니처럼 집안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니, 도서관까지 책을 구하러 다니는 몸수고는 내게 꼭 필요한 일인 셈이다. 인간이 정신과 몸을 가진 생명체..
-밸리댄스 춤을 아이들과 함께 추며 밸리댄스를 다시 시작한 지 벌써 몇 주가 지났다. 아직도 첫 수업에 들어가서 당황했던 걸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첫날, 교실에 귀여운 꼬마들로 가득한 것을 보고 난 교실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꼬마들이 바로 밸리수업을 함께 받을 학생들이었다. 나 같은 어른 수강생은 불과 몇 명밖에 되지 않았고, 대부분은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인 어린이들이었으며, 심지어 여섯 살 난 꼬마도 둘이나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수업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는 수업이었던 것이다. 지나온 세월의 ‘나’를 담고 있는 현재의 나 밸리댄스와의 인연은 작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밸리댄스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배를 드러낸 채 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