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의 경계 위에서] 여자 혹은 남자 화장실 앞에서 ※ [젠더의 경계 위에서] 시리즈에선 확고한 듯 보이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별 이분법에서 벗어난 다양한 경험과,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전과 생각을 나눕니다. [일다] ▲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인 나에게 ‘여자 아니면 남자’ 양자택일 화장실은 늘 어떤 증명을 요구하고 시민으로서 배제를 경험하게 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10대 중후반 시절 자주 들었던 얘기 중 하나는 “너는 또래보다 성숙해 보인다”는 말이었다. 상황에 따라 장난기가 섞여 ‘노안’이라 놀림 당하기도 했고, 교복을 입지 않은 상황에서는 학생/청소년 할인이 있는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또래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도 빈번했다. 여기에는 공통 ..
www.ildaro.com "나의 페미니즘" 중년이 된 비혼 장애여성, 이희연 일다 창간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그 의미를 독자들과 공유하여 대안담론을 만드는 기획으로,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연구가 아닌 생활로 다시 만난 여성주의 내가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머릿속에 입력해 놓은 것은 대학시절인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전혀 새롭지 않은 이 여성주의란 말은, 남학생만 가득한 사회과학대학의 분위기에서 생활한 나한테는 무척 새로운 말이었다. 학생회 선거가 있던 어느 가을, 전단지에 새겨진 ‘성 정치’나 ‘여학생 회의’ 등을 유심히 보고 있던 내게, 지나가는 선배가 눈을 찌푸리며 ‘여학생 기구를 왜 따로 만들려고 하냐, 쓸데없는 짓하고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