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의 경계 위에서] 여자 혹은 남자 화장실 앞에서 ※ [젠더의 경계 위에서] 시리즈에선 확고한 듯 보이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별 이분법에서 벗어난 다양한 경험과,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전과 생각을 나눕니다. [일다] ▲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인 나에게 ‘여자 아니면 남자’ 양자택일 화장실은 늘 어떤 증명을 요구하고 시민으로서 배제를 경험하게 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10대 중후반 시절 자주 들었던 얘기 중 하나는 “너는 또래보다 성숙해 보인다”는 말이었다. 상황에 따라 장난기가 섞여 ‘노안’이라 놀림 당하기도 했고, 교복을 입지 않은 상황에서는 학생/청소년 할인이 있는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또래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도 빈번했다. 여기에는 공통 ..
[젠더의 경계 위에서] 머리카락 길이와 젠더-디스포리아 ※ [젠더의 경계 위에서] 시리즈에선 확고한 듯 보이는 성별 이분법의 ‘여성’과 ‘남성‘, 각각의 한계를 재단하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경험과 도전, 생각을 나누는 글을 소개합니다. 내가 ‘퀴어’로 정체화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는 범성애자이고 젠더퀴어에 가깝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나를 알아가는 중이기에 어떤 용어보다 ‘퀴어'라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편하게 살고 싶다. 그래서 머리도 숏컷으로 잘랐다.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로 지낸 세월이 더 길다는 헤어디자이너 분이 내 머리에 가위를 대면서, 한 번 편안함을 느끼면 다시 머리를 기를 생각이 안 들 거라고 장담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