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노동자1의 이야기[머리 짧은 여자, 조재] 여기도 사람이 있다 커피머신과 그라인더 등 커피를 만들기 위한 기계들, 음료 냉장고, 과일을 소분해서 보관할 냉동고, 수납장 등이 사방에 배치되어 있다. 두 사람이 겨우 앞뒤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작은 공간. 지하철역 근처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매장답게 공간과 인력을 최소화시켜 최대한의 수익을 내기 위해 분주한 장소다. 나는 이곳에서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10시간씩 일하고 있다. 주변에 회사도 많고 학원도 많은 이 지역의 커피매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몸을 계속 움직이지만 일이 끊이지 않는다. 주문받은 음료를 만들고, 손님이 없을 땐 부족한 재료들을 채우고 과일을 다듬어 소분한다. 손님이 언제 다시 몰릴지 모르기 때문에 계산대에서 눈을 뗄..
돈 많이 받으면 과로로 쓰러져도 괜찮다? “이번에 또 앰뷸런스가 왔어요.” 대형로펌 A에서 일하는 1년 차 ‘어쏘시스턴트 변호사’(회사에 고용된 신입 변호사로 연차가 쌓여 회사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파트너 변호사에게 업무를 할당받아 일한다) ㄱ씨는 회사에 앰뷸런스가 왔다고 했다. 한 어쏘시스턴트 변호사가 과로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ㄱ씨는 이런 일이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 전문직이라 불리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고층빌딩이 빼곡하다. © 이지영 ㄱ씨 또한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 오전 9시 반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1시쯤 퇴근한다.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 둘 중 하루를 회사에 나와서 일한다. ㄱ씨의 평균 한달 업무시간은 210시간. 현재 ㄱ씨의 소원은 밤 10시에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