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13명이 국회에서 경찰에 의해 불법 연행됐다가 풀려났다. 4월 25일 생방송된 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동성애가 군 전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홍준표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고 묻자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동성혼) 합법화할 생각 없다. 차별에는 반대한다”는 발언도 했다. 대통령 유력 후보가 전 국민이 보는 TV 토론회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참담함과 분노에 잠을 못 이뤘다. 마침 이 날은 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4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 4월 26일 성소수자 인권..
“너는 집회에 데이트 하러 왔니?” 혁명과 섹스① 집회에서 감춰야 하는 여성성 2008년, 열아홉 살이던 나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대학 졸업반이었다. 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하이힐을 신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갔다. 나에게는 이게 평상복이었고,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광장에서 자주 마주치던 친구가 내게 물었다. “너는 데이트 하러 왔니?” 집회할 때는 하이힐이나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안 되는 걸까? 당시에는 ‘촛불소녀’라며 교복 입은 여학생들에 대해 언론과 시민사회 전체가 열광하던 때였다. 치마교복과 미니스커트는 얼마나 달랐던 걸까. 촛불집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찬 구호와 대열이 만들어졌다. 그 속에서 동떨어진 옷을 입고 있는 나는 이방인 같았다. ‘도서관에 하이힐 신고 오는 여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