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페미니스트’들이 만들어가는 열린 공동체[페미니스트의 책장] 백소영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페미니스트에게 기독교는 불편한 존재다. “낙태죄 폐지”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유명 교회들, 퀴어퍼레이드의 앞을 가로막으며 “사랑”을 노래하는 세력, 교인들의 생애 전반에 대한 가부장제-이성애 중심적 개입. 그래서 페미니즘 행사에서 종교와 관련한 주제가 화두에 오르면 ‘탈기독교’ ‘탈교회’ 이야기를 으레 듣곤 했다. 페미니스트들이 꺼내놓은 다양한 담론과 경험담 안에서 교회는 언제나 걸림돌이자, 뛰어넘어야 할 크고 두꺼운 벽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는 신앙을 버렸다. 또 누군가는 의식적으로 잊어버리고 산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혼자만의 예배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누군가는..
[페미니스트의 책장] 최은영 X 손은경 『몫』 재작년에 『몫』을 선물 받았다. 2018년, 내가 총여학생회장이었을 적에 1년간 함께 학생회를 꾸렸던 집행부원이 줬다. 우리 대학 학생회에서 총여학생회 관련 회칙을 삭제하고 기구를 폐지한다는 안건의 총투표가 가결된 다음이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계획한 업무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한 채, 우리는 총여학생회 회원과 회원이 아닌 이들이 손으로 폐지당했다. 그래서 원래는 2019년이 밝을 때 임기를 마치며 받았어야 하는 선물을 2018년도 말 예상보다 빠르게 건네받았다.막상 이 책을 읽은 건 얼마 전이었다. 내가 채 펴보기도 전에 가족이 먼저 읽겠다며 가져갔으나 그 이후로 다시는 돌려받지 못했다. 선물 받은 실물을 간직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한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