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은 ‘자위’, 여학생은 ‘월경’에 대해 묻는다달리의 생생(生生) 성교육 다이어리: 생물학적 성차를 넘어서 1년 전쯤 한 중학교에서 1,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 수업을 하기 전 익명으로 사전 질문을 받아보았다. 청소년 당사자들이 현재 성에 관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담당 선생님의 제안 때문이었다. 이렇게 ‘기획’까지 함께하는 선생님은 드문 편이다. 학생들이 쓴 수십 장의 쪽지를 한 장 한 장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신 선생님의 성의와 열정에 응답하고자, 받은 질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며 주제별로 정리했다. 그런데, 성별에 따라 궁금해하는 내용이 달랐다. 남학생의 대부분은 발기와 자위, ‘야동’에 대해 질문했다. 발기가 너무 자..
여성이라서 겪는 폭력을 말로 쌓아가야 하는 이유복기에서 선언으로, 이라영 작가의 책 지난 몇 달 전을 ‘복기’해본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에 대한 예의 있는 애도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연대를 예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에 모여든 사람들의 행렬은 죽은 자에 대한 예의와 산자에 대한 예의는 양립 불가능한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정을 상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예의를 모르는 철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어떤 이들의 목소리에 더 감정이입을 하는지, 어떤 것을 더 인간적인 문제라 느끼는지 여실히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라영 작가의 말대로 남성의 얼굴로 구성된 권력이 어떻게 여성의 목소리를 문화적으로 묵살시키는지 ‘예의 있게’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