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배경 청년의 목소리] 멘티가 자라서 멘토가 되기까지 나는 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곳은 한국이지만, 유아 시절 어머니의 나라에 가서 지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한국어도 전혀 몰랐고, 당연히 내가 한국인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의 무능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빠는 가정에 무책임했고, 때문에 동생의 출산을 앞둔 엄마는 나를 고향에 있는 큰이모(엄마의 언니) 집으로 맡긴 것이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긴 했지만, 큰 이모집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생활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사촌 언니는 나보다 약 20살이나 나이가 많아서 가끔은 사촌언니가 엄마 같았고, 이모와 이모부는 할머니, 할아버지 ..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이혜주(가명): 1977년생. 1995년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입사. 현장직 디퓨전 공정에서 근무. 2000년 퇴사. 2003년 재입사. 2011년 퇴사. 김지윤(가명): 이혜주의 아들. 2008년생. 선천성 식도폐쇄증, 콩팥무발생증 등 증상.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간략한 이력 소개만으로도 맥락이 그려진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무수한 설명으로도 다 채워지지 않는다. ▲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희정 글, 정택용 사진, 반올림 기획, 오월의봄, 2022 삼성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이혜주, 김수정, 정미선, 김희연, 박지숙, 이은경(이상 가명), 그리고 최선애의 이야기는 둘 다 해당한다. 간단한 이력 소개만으로도 병의 근원이 어디서 왔을지 짐작할 수 있게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