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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 기념하는 목걸이 수여식

<초보여행자 헤이유의 세계여행> 라오스에서 다시 방콕으로


※ 초보여행자 헤이유의 세계여행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서른여덟에 혼자 떠난 배낭여행은 태국과 라오스, 인도를 거쳐 남아공과 잠비아, 탄자니아, 이집트 등에서 3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혼+마흔+여성 여행자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안고 점프!

 

인도로 가기위해 라오스에서 태국 방콕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침 9시에 버스를 타서 국경을 넘고, 농카이에서 7시 반 버스가 다시 출발이다. 내일 아침 6시에 북경 북부터미널에 도착한다. 남은 라오 킵을 모두 태국 밧으로 바꿨다. 한 1600원 정도 손해 봤지만 킵은 아무래도 쓸 일이 이젠 없으니… 게다 태국 밧이 너무 없다. 하루를 견뎌야하는데.

 

▶ 방비엥 블루라군에서의 물놀이. 2층 나뭇가지에서 점프!  ⓒ헤이유

 

라오스 방비엥에서의 마지막 날은 블루라군에서 물놀이를 한 것으로 한 가득이다. 석회석 물의 푸른 물과 3미터 정도의 깊이에 나무그네와 점프가 유명한 곳이다. 오기를 부려 2층(나뭇가지 위 부분)으로 올라갔다. 올라갈 땐 몰랐는데 막상 서보니 너무 무섭다. 뛰어내리지 못해 바들거렸다.

 

얼마 만에 허세가 아닌 본모습이 나온 것일까? 부끄럽지도 않았다. 도중에 내려온다 해도 부끄러울 필요가 없다. 아무도 나를 모르기 때문이다. 여행이 그래서 좋다. 쪼그리고 앉았다. 아래에서 금발언니들이 박수를 쳐준다. 여자들은 거의 일층에서 뛰니깐 아무래도 신기했나보다. 내려올까 말까.

 

가만히 손을 심장에 대어보았다. 젠장,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심장이 뛴다. 얼마 만에 손으로 심장의 박동을 느낀 것일까? 살아있구나.

 

그리고 점프! 우악 생각보다 겁나 한참 떨어진다. 퍼퍼퍽! 팔뚝을 벌리고 뛰었더니 팔이 너무 아프다. 수면위의 물이 따귀를 제대로 쳤다. 아! 나 해냈어! ㅎㅎㅎ

 

수영을 하다 햇살에 몸을 굽다 더워지면 다시 물에 들어갔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피곤해서 일찍 들어와서는 지선이 가지고 있던 <관상>을 보았다. 재밌더만!

 

행운의 세계일주 목걸이가 내게 오다니…

 

▶ 세계일주 목걸이를 전달 받기 전.  ⓒ헤이유


다음날인 오늘. 아침에 다 같이 출발하는 방비엔 일행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지선은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돌아가 한국아웃 비행기를 끊어놓은 베트남으로 간다. 그리고 드디어 지선이 목걸이를 내게 증정했다.

 

이 목걸이… 지선이 석 달 전 아르헨티나에서 세계일주를 마친 한국인에게 전달받은 것으로, 그 사람도 일정을 마친 이에게 전달 받았다하니… 이 목걸이는 세계일주를 몇 번이나 한 셈이다.

 

정말 이런 영광스러운 목걸이를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하는 시점에 받게 되다니, 막중한 책임감과 행운이 느껴진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전달한 그 기운이 이 목걸이에 남겨있을 테니…. 그 가슴 뛰는 현장과 건강한 행운이 내게 전달되었다.

 

정말 행복한 기분이다. 이 목걸이가 내게 오다니… 이렇게 매 순간 찾아오는 우연과 즐거움이라니~

 

여행자의 고민이란…

 

지금은 방콕 가는 버스 안. 옆에는 이스라엘 여자아이가 자고 있다. 7개월째 여행 중이고(아시아만) 이제 곧 자기 나라로 간단다. 이스라엘!!

 

세계는 정말 넓은데. 사실 정말 별거 아니다. 왜 나는 그렇게 좁은 곳에서 그게 전부인 것처럼 바둥대고 있었을까? 뭔가 대단하게 느껴지던 이스라엘 사람이 여기에 나랑 똑같은 모습으로 있는 걸. 그 멀고도 먼 아프리카 케냐, 그 곳의 친구와 가까워지고. 네델란드인이 잠깐 봤을 뿐인데도 자기 나라에 오면 찾아오라고 연락처를 남겨주고. 그 거창하던 뉴욕타임지 선정, 죽기 전 꼭 가야할 곳 1위의 라오스가 그리 멀게 느껴지더니 막상 발 딛자 그냥 옆 나라일 뿐인데. 진작 나왔으면 좋았을걸. 그랬으면 20대를 더 넓게 더 자유롭게 보냈을 텐데!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지. 유연한 사고를 갖기 위해,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해 자꾸 더 가까워져야겠다.

 

2014년 2월 2일 오전 8시 20분. 방콕 가는 버스는 좋지만, 에어컨 나오는 화장실 앞쪽 좌석이다. ㅠㅠ 이제 막 불이 꺼졌다. 10시간 뒤면 도착이니 이제 자둘까? 배부른데 여기서 공짜로 준 과자를 먹고 잘까? 이런 것만이 고민의 전부인 여행자의 삶이 좋아라.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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