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음’의 세계로의 하강(下降) 애벌레의 삶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남은 인생 뭐하고 살 건데? 우울을 피하지 않고 그 안에 있자, 쓰라린 것들이 우글거리며 올라왔다. 처음엔 그럴듯한 이타심과 도덕성의 베일을 쓴 자못 심각한 얼굴이었다. 이제 나이도 들어가면서 세상을 위해 뭔가 기여해야 하지 않나, 그동안 살아온 것을 나름 환원해야지, 세상에 이로운 무엇인가를 해야지…. 그러나 두터운 베일 아래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이 메두사의 얼굴로 너울거렸다. ‘이제 뭐 하고 살 거야? 수행해서 구루가 되고 싶었잖아. 깨달아서 무아(無我)가 되어서 그 무아..
‘평화의 입문식’, 우울과 함께 존재하기 쓸쓸히 아픈 시간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전쟁 끝, 평화 시작’ 같은 건 없다 집을 다 고치고 이제 평화롭게 살 일만 남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쓸쓸했다. 집을 찾고 고치고 하는 설렘과 활기, 다양한 사건, 시적(詩的)으로 고양된 상태가 끝나자 우울했다. 연속극 다 끝나고 더 이상 재미있는 것도 없는, 지지직거리는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듯 허망했다. 그토록 원하던 집을 얻었는데 허망하다니… 마치 성공한 자가 겪는 우울 같았다. 그토록 원하던 집을 얻었는데, 그것을 얻었다는 이유로 허망했다. 그러나 꼭 그런 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