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여자는 나이가 들면서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이 시들자, 늙고 추한 여배우로서의 자신이 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삶의 의욕을 잃는다. 우연히 다시 만난 옛친구는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진(젊어진) 모습이고, 이에 자극받아 다시 젊어지는 묘약을 통해 예전처럼 젊고 아름다워진다. 사실 알고보니 그 친구도 같은 약을 통해 젊어진 것. 하지만 살아있는 시체에 불과한 그녀들의 몸뚱이는 성형외과의사인 남편의 손에 끊임없이 수리(!)를 받아야 하고 죽어지지도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친구는 뜯어진 피부에 뿌릴 스프레이 페인트를 찾으며 다툰다. 오늘 나는 홈쇼핑 광고를 보면서 한 화장품을 살까말까를 한참이나 망설였다. 20대 초반만 지나도 늘어지는 모공을 줄여주고, 쳐지는 피부를 강화시켜 주..
내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마침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친구의 생일이 지난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그동안 서로 만날 약속잡기가 쉽지 않았다. 난 미리 준비해 둔 생일선물, 삼백초로 염색해서 손수 공구르기를 한 명주스카프를 잊지 않고 챙겨 나갔다. 친구는 스카프를 걸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친구를 안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공간이 달라지면 친구도 달라져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내게는 참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같은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았던 짝, 집과 학교를 같이 오갔던 길동무, 서점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함께 책을 읽던 책친구,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운동장에서 어울려 뛰어 놀던 놀이친구가 있었다. 또 대학생이 되자, 기숙사에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