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와 자기결정권에 대한 철학적 접근 작년 11월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어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달라며 자식들이 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승소판결을 내리며 존엄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의료계에서 의식이 없는 환자에 대한 존엄사가 공공연히 이루어져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는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일다는 국회에 제출된 존엄사 법안을 통해 존엄사와 안락사 논의의 핵심쟁점 중 하나인 ‘의료집착적 행위’의 문제에 대해 짚어보는 한편,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진정성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살펴보고, 나아가 호스피스와 적극적 안락사에 이르는 논의를 지펴보고자 한다. 필자 이경신님은 현대의학의 발달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죽음의 개..
길게 뻗은 도로가 갈라놓고 있는 A아파트와 B아파트. 부근 초등학교 교실도 이 도로를 경계로 갈라진다. 학생들이 A파, B파로 나뉘어 다니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A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에게 “B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같은 이름의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큰 평수 아파트 단지와 작은 평수 아파트 단지가 갈라지는 이 길은 그냥 좁다란 길일뿐이지만, 학생들은 이 길을 경계로 교실에서도, 운동장에서도, 놀이터에서도 나뉘어져서 논다. 작은 동네에서조차 상대적인 ‘빈부 차’에 의해 ‘분리’되어 지는 것들. 차별과 편견, 패거리주의로 얼룩진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일다▣ 박김수진 [저널리즘의 새지평일다 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