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구직의 세계로 투신한 지 n년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내 자소서 = 판타스틱 개소리 특급 최종 제출하기, 클릭. 지원 마감 시간을 몇 분 안 남기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내던지듯 쓴 이력서가 제출됐다. 다시 훑어보니 손발이 오그라들어 펴지지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과장과 헛소리. 명색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지만 어딜 봐도 나라는 사람이 없다. 이것은 마치 개소리의 향연. 판타스틱 개소리 특급. 왈왈. 내 기꺼이 사용자의 착실한 ‘을’이 되어 개처럼 부려지리라 마음먹었다지만, 이런 걸 생각했던 건 아닌데. 구직의 세계로 투신한 지 꼬박 n..
불안으로 추동되었던 20대, 나의 미래는? 여성단체 활동가로 살며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28살, 현재 직업 여성단체 활동가. 100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의 대부분은 월세, 요가학원비와 인문학 강의를 듣는 데 쓴다. 저축은 한 푼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공부도 하는 당찬 20대 같다. 하지만 실상 나는 습관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며 ‘미래 계획 세우기’를 취미이자 특기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지난 한 달 동안에도 미래 계획을 세 번이나 새로 세웠다 폐기했다. 하나는 공무원, 또 다른 하나는 자산회계 자격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