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담을 받으러 가는 날이다 9. 조금씩 삶을 회복시키기 위해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꿈을 꾸고 난 뒤 나는 한 여성단체 상담소를 찾아갔다. 그 뒤로 그 단체의 소개로 지금의 상담선생님을 만나, 중간에 가끔 중단하기도 하고 도망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알게 되고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나의 잘못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또한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나에게 있었던 죄의식이나 스스로를 가두어 두었던 편견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계속되는 불면과 두통은 나아지지 않았고 우울감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원인을 찾았다고 해서 오래된 마음..
친족성폭력, 지금도 누군가는 겪어내는 일 7. 차라리 악몽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12살, ‘아빠’라는 사람의 생일이던 4월이었다. 20여 년의 세월 동안 가부장은 엄마의 생일도, 자식들의 생일도 단 한 차례 축하해준 적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당신의 생일에는 잔치가 치러져야 했다. 그 생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폭력이 발생하곤 했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친척들이 집으로 왔고, 우리 형제들은 의무적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밤늦게까지 술자리가 끝나지 않았다. 난 사촌동생들과 함께, 우리 집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할머니 집으로 가서 잠을 자야 했다. 밤이 늦었고 잠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