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방학이었다. 우리는 여름과 겨울, 한 주씩 방학을 하고 있다. 이번 휴가는 집에서 한가하게 책을 읽으며 보냈다. 밀쳐놓았던 것들도 마저 보고, 또 불현듯 생각난 것들을 두서없이 펼쳐보기도 하며…. 아이들과 왁자하니 보내는 시간도 활기차서 좋지만, 가끔씩은 이런 고요함도 좋다. 그 가운데 하나는 ‘칼릴 지브란’의 단상을 책 머리에 인용하면서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해봐서 알아” 자기 판단을 주입하는 어른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인, 법조인 여성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녀는 당시 5학년인 아이를 자신의 판단대로 이끌고 싶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엄마가 해봐서 알아. 엄마가 한 대로 하면 성공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너한테 이렇게 하라는 거야! 그 길을 잘 알고 있는데..
내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마침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친구의 생일이 지난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그동안 서로 만날 약속잡기가 쉽지 않았다. 난 미리 준비해 둔 생일선물, 삼백초로 염색해서 손수 공구르기를 한 명주스카프를 잊지 않고 챙겨 나갔다. 친구는 스카프를 걸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친구를 안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공간이 달라지면 친구도 달라져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내게는 참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같은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았던 짝, 집과 학교를 같이 오갔던 길동무, 서점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함께 책을 읽던 책친구,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운동장에서 어울려 뛰어 놀던 놀이친구가 있었다. 또 대학생이 되자, 기숙사에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