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사회적 분담 못지않게 ‘젠더 정의’가 중요하다고통으로 잠 못 이루는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엄마가 계단을 기어서 올랐을 때, 눈앞에서 견고한 문이 쾅 하고 닫히는 것 같았다. 지금 저 계단을 기어오르는 사람이 내 엄마라는 걸 인정할 수가 없었다. 너무 불쌍하고 참혹해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 광경을 믿을 수가 없어서. 엄마에게 소리 지르고 싶었다. ‘엄마 왜 그래, 걸으라고. 지난주에도 걸어 올라갔잖아.’ 이를 기점으로 엄마는 무너졌다. 거부하던 침대를 수용했고, 손이 떨려 숟가락을 혼자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식사 수발을 받아들였고, 대변을 보고 더이상 혼자 처리할 수 없음을 어렵게 인정했다. 나는 엄마의 급속한 쇠락에 망연자실, 모든 걸 다 처리해야 했지만 실상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
암이든 아니든 ‘나답게’ 설립자 아키야마 마사코 인터뷰 암 치료 성공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치료에 대한 망설임이나 재발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병원의 외래진료에서는 좀처럼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일본 도쿄 도요스에 있는 ‘매기스 도쿄’(Maggie’s Tokyo, 마기즈 도쿄)는 암이라는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문득 들를 수 있는 시설이다. (상세한 소개는 이어진 기사: ‘매기스 도쿄’를 찾아서 http://ildaro.com/8494) 공동 대표이사로 센터장을 맡고 있는 분은 아키야마 마사코 씨.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는 공간 ‘생활양호실’을 설립한 분이기도 하다. 꽃과 풀이 싹을 틔우는 매기스 도쿄의 정원, 밝고 차분한 건물 안에서 아키야마 씨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