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감시의 눈이 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거나 공원에서 쉬는 동안에도,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CCTV는 쉬지 않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카메라의 감시대상이다. 항상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안심이 된다기보다 오히려 불편하고 불쾌하다. 안전을 감시시스템에 맡기는 사회 몇 년 전 아파트 동 대표를 할 당시, 엘리베이터에 CCTV를 설치하자는 안건이 올라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어린이나 여성이 폭력에 노출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이유였다. 이 안건에 반대한 동 대표는 단 한 사람이었는데, 그 이유는 ‘사생활 침해’라는 것이었다. 나도 그 의견에 공감했지만, 어린이와 여성의 안전이 염려스러워 감히 반대하지는 못했다. 안건은..
전시회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지하계단을 내려오다 보면 “(/)와 같은 표시가 있는 발판을 밟거나 통로를 지나면 벌칙이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 유리문을 지나면 금지표시의 발판이 나오고 그것을 밟으면 밝은 조명이 터진다. 순간 눈앞에 감시카메라를 인식하게 되는데, 그 아래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나보다 먼저 발판을 밟아 카메라에 찍힌 관객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규율.장치"/모니터링 팀/인터랙티브설치/2009) 군복을 입은 사람들의 손목과 발목에 긴 나무막대가 연결되어 있고, 이들은 또 다른 군복 입은 사람의 호령에 의해 행진을 하기도 하고 일률적으로 담배를 피우기도 하며 심지어 화장실에서 소변까지 함께 본다. 대한민국의 군대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