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은지가 만난 사람] 심리치료사 신진원 퇴근하고, 자주 가는 가게에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그녀의 입가엔 연신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싱글벙글, 꿈을 꾸는 듯한 표정도 짓다가. “오늘은 아이들만 생각할래.” 한마디. 아이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웠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나에게 믿음을 주네.” 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튼튼하게 서른을 맞이했고, 하고 싶은 공부를 다 해도 마흔이 채 되지 않는 나이야. 내가 하는 일에 정말 감사해. 이 일을 하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이렇게 말하는 그녀, 신진원씨는 심리치료사다. “내가 아직 상담초심자니까, 믿음이 흔들릴 때가 있어. 아, 과연 될까? 그런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이, 내가 사람들을 치료하는 게 아니거든. 나는 내가 만난 사람들이 뭔가 변화될..
주변 할머니들을 통해 행복한 노년을 고민하다 이번 학기 마지막 그림수업이 있던 날, 수업동기인 한 할머니께서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 점심식사에 초대하셨다. 앞으로 이 수업에 참여 못하게 되어 아쉽다면서, 그동안 함께 했던 사람들과 식사라도 나누자고 말이다. 할머니는 육십 대 후반이라는 연세가 무색할 만큼 활기차고 멋쟁이시다. 그런데 우리 그림 반에는 또래 할머니가 두 분 더 계시다. 세 할머니 모두 산뜻하고 단정한 차림새로 나오셔서 그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멋지게 나이 드시는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이가 많이 들더라도 계속 배우면서 살아야겠다’고 평소 생각하고 있던 터라 할머니들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사회적 역할에 갇히지 않고, 내 개성을 찾는 노년 식사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