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마치며 (※ 교육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수영이에요. 갑자기 생각나 문자 보냅니다.” 수영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수영이는 몇 해 전, 다른 도시로 이사 가는 바람에 2년 넘게 해오던 공부를 중단한 아이였다. 요즘 잘 지내고 있는지, 부모님은 안녕하신지, 중학교생활은 즐거운지 등을 묻고 연락을 줘서 정말 좋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기억하면서 안부를 묻는 아이의 마음이 고마워, 공연히 흥분되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공부를 그만 두거나 이사 간 이후에, 학부모도 아니고 학생이 안부를 전해온 건 수영이가 처음이다. 공부를 시작할 당시 수영이는 3학년이었는데, ‘모범생 콤플렉스’가 또래에 비해 심한..
에서 “철학하는 일상”으로 글을 써 온지도 벌써 1년이 흘렀다. 이제 나란 사람이 일상 속에서 철학을 어떻게 접목시켜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 접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들만의 세상, 강단철학 사실 내가 철학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은 다소 어처구니없는 이유들로 철학과에 입학하면서였다. 평소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이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말과 생각이 통하는 사람들을 그곳에서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철학과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 동안 만나왔던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부가 유별난 취향의 겉모습으로 자기를 부각시키거나 과도한 오만을 내면화하고 있어, 평범한 사람과 달라 보이긴 했지만, 그들 역시도 내가 소통을 원했던 이들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