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다닐 때 그 이름도 이상한 ‘강제+자율’학습에 반대하고, 두발제한명령에 항의하고, 학생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구성하는 학생회를 만들기 위해서 나섰을 때, 우리가 학교와 선생님들로부터 늘 들었던 얘기는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생각해보면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냈을 때도,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갔을 때도, 뒷동네 아주머니들과 저녁에 2인조 배드민턴을 함께 쳤을 때도, 학내 서클에 가입했을 때도, 친구들과 여행을 가겠다고 부모님께 허락을 받을 때도, 주위 어른들은 잊지 않고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본분’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사람이 저마다 가지는 본디의 신분”, “의무적으로 마땅히 지켜 행하여야 할 직분”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
“난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자유롭고 독립적인 싱글맘, 오정 [여성주의 저널 일다] 윤정은 “지난해 12월쯤에 들어왔다고? 몇 달 지났는데, 또 어디로 떠나고 싶지 않아?” ▲ 싱글맘 오정과 아들 성현, 두 사람의 관계는 무척 재미있다.그녀를 몇 년 전부터 보지 못했다. 그녀는 필리핀으로, 뉴질랜드로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다 떠났다 했다. 몇 년 만에 마주한 그녀는 여행이 주는 고단한 세월의 흔적은커녕 한층 활기찬 느낌이 배어 나왔다. 안정을 찾은 듯하면서도, 여전히 자유를 찾아 어디론가 훌쩍 떠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나온 첫 질문이 ‘또 어디로 떠날 작정도 하고 있는 거냐?’는 거였다. 예감이 적중했다. 돌아온 지 얼마 됐다고 그새 “이제 슬슬 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맨날 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