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며 경계를 섞고 넓혀가야 할, 우리의 삶 우리 모두 조금 낯선 사람들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우리 동네 길 모퉁이에는 작은 미용실이 하나 있다. 그 미용실에는 가위를 든 정란(가명) 씨가 종종 사람을 반겨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인인 그이는 파키스탄에서 온 이주노동자와 결혼해 아이를 하나 두었다. 그 아이는 우리 아이와 동갑내기다. 붙임성 좋은 정란 씨네 미용실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북적인다. 그날도 나는 미용실 앞을 지나가다가 정란 씨가 소리쳐 인사하는 바람에 미용실에 들어갔다. “와서 외국 음식 먹어봐, 아가씨들이 만들어왔어.” 긴 머리를 염색한 아..
오인환 작가의 개인전 [TRAnS] 현재 대~한민국!의 미술계는 미술시장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술작품을 상품 혹은 주식처럼 인식해 재산축적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대기업의 행태나, 고소득자들의 미술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것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미술작가들이 상품화하기 쉬운 ‘회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대형갤러리에서 전시되고 거래되는 것도 거의 회화이다. 예술(미술)이 물질로 안착하여 그 소유자를 즐겁게 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형식으로 고착된다면, 더 이상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을까 싶다. 모든 가치가 자본으로 수렴되어 사람들의 감각을 마비시켜 가고 있는 이 시대에 예술의 역할이 더 잘 보고, 잘 듣고,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