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서 농사짓는 세 모녀 철학자의 일상 “없는 것이 많아서 자유로운” 도은, 여연, 하연 산골 마을에서 현대문명을 거부하며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세 여자가 있다. 엄마와 십대의 두 딸. 농사도 돈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가족이 먹을 만큼만 생산하고 몇몇 이웃과 나눠 살만큼 짓는 소농을 지향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자란다. 첫째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만, 둘째는 처음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도시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단편적인 정보와 극단적으로 보이는 라이프 스타일에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농사일을 시킨다니 혹시 아동학대? 허나,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앉아서 수업 듣는 대신 그 시간에 농사일과 자연에 대한 지식을 쌓는다. 또 밤이면 책을 읽고, 세 모..
아, 새들이 가니 풀이 오는구나 [일다] www.ildaro.com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23) 새벽녘까지 내리긋던 빗줄기가 멈추고 잠시 하늘이 고요해진 시간. 물기 흥건한 길을 자박자박 걸어 산 아래 밭으로 향하자니, 세상 모든 것이 한층 선명하고 깊어진 걸 느끼겠다. 가까운 풍경은 물론이고, 멀리 너울대는 몇 겹의 산 능선들과 어디선가 깃을 치며 날아오르는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까지. 며칠 전 가뭄이 심했을 때와 지금이 다른 것처럼, 얼마 후 장마가 끝나고 나면 또 어딘가 달라져 있겠지. 더 무성해지고 짙어진 자연이, 8월의 햇볕 아래서는 어쩌면 숨 막히게 답답하고 조금은 잔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리라. 이렇게 생각해서인가, 이미 반이나 흘러가 버린 7월이 아쉽기만 하다. 새와의 전쟁, 남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