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버스정류장] (3) 카페에 손님이 오는 것은 기쁜 일이니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한 여자의 귀촌일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토요일 밤기차를 타고 온 여섯 친구들 ▲ 카페를 열 당시의 간판. 이웃들은 출입구가 카페답지 않고 간판이 허술하다고 걱정했다. © 김소정 당시의 간판은, 동그란 버스표지판 모양의 패널에 버스정류장이라는 글씨를 써서 출입구로 쓰는 철대문 기둥 곁에 세운 것이 다였다. 카페라는 글씨와 전화번호도 곁들여 있지만, 건물 색과 잘 구별되지 않는 흰 바탕에 커피색 글씨여서 내가 보기에도 너무 얌전했다. 눈..
되어감의 운명, 되어봄의 신비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25번째 이야기(끝)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낮이면 종종, 앞산에서 울어대는 고즈넉한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선잠이 들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잠든 기억은 없어도 아득한 꿈 저 너머에서 해일처럼 몰려오는 매미 소리에 깨어 일어나기 일쑤다. 그때마다 채 잠이 가시지 않은 혼몽한 눈을 들어 마당을 내다보면, 뭔가 더 깊고 청아해진 햇살이 거기 있다. 그리고 농익은 포도 향에 취해 비틀거리는 벌들과, 허공에 어지러이 금을 그어대는 잠자리들. 이 모든 것이 내게 가을이 오고 있다고 말해 주는 것만 같다. 여름은 아직 한창이어서, 잠시 동안의 낮잠에도 베갯잇이 흥건히 젖어 있건만. 되어감, 형상 있는 것들의 운명 위의 문장을 써놓고는 게으름에 잠시 미뤄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