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 터를 잡을까? ‘집을 짓자!’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내 안의 모든 여자들이 환호성 치는 소리 백일의 칩거 동안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먼 곳의 북소리 같기도 하고, 희미한 함성 같기도 한 소리. 여자들이었다. 집 밖에서 울던 아이와 집의 온기(溫氣)가 그리워 남의 집 창 앞을 서성거리던 소녀, 집은 누군가와 함께 짓는 거라고 굳게 믿었던 젊은 여자와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는 나이 든 여자와… 내 안의 모든 여자들이 해원 굿을 하듯 함께 환호성을 치며 외치는 게 집이었다. 머리를 풀고 깃발을 날리며 북을 울리고 있었다. 집..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위험사회’ [죽음연습] 사고로 죽지 않고 살아남는 법에 대한 고민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운이 좋아서 목숨을 부지하는 사람들 오피스텔 공사장 크레인이 철로로 넘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달리는 전철을 덮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사망자가 없다고 하니,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운이 좋았다. 이제까지 이 땅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운이 좋았다. 대연각 호텔 화재(1971년 12월), 온산병(1980년대 초), 낙동강 페놀오염(1992년 3월), 신행주대교 붕괴(1992년 7월), 청주 우암상가 아파트 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