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로 배를 짓다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기도 교구 사제와 신도들이 돌아가며 참여한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 기도회. 오후 12시, 1시, 3시, 4시 30분, 6시. 정해진 시간 동안 입을 모아 조용히 기도문을 왼다. ▲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 기도회 ©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광장 분수의 뿜어져 나오는 물소리, 노니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작은 기도 소리는 묻히기 마련. 하지만 기도문을 외는 사제와 신도들은 잔잔하다. 기도가 끝나고 시작되는 사이, 함께 있지만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 기도하고, 생각하고, 글을 읽고, 소일거리를 한다. 노란 배를 바느질로 짓고, 그 배에 수를 놓고, 리본을 만든다. 오랜 옛날 정해놓은 기도문을 같이 외지는 않지만 이 시간 또한 기도 같다. 옆에서 배를 바느질로 ..
사사의 점심(點心) 힘내렴, 아이야 ※ 경남 함양살이 4개월째.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www.ildaro.com 줄 풀린 동네 개 한 마리가 여섯살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 소아과에선 치료가 잘 안되어서 수술 부위가 덧났다. 결국 그 병원에서는 감당키 어려웠는지 더 큰 도시에 있는 더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 했다. 어린 아이의 너덜해진 하반신만큼이나 부모 마음도 많이 헤졌을 것이다. 대학병원 소아과 의료진의 손길은 아이의 몸 다루기를 생기 끊긴 육신 다루듯 험했고, 놀람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보호자를 향한 말씨는 차갑디 차가웠기에. 상처 가득 안고 부모와 아이는 그렇게 더 큰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