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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로 배를 짓다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기도
교구 사제와 신도들이 돌아가며 참여한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 기도회. 오후 12시, 1시, 3시, 4시 30분, 6시. 정해진 시간 동안 입을 모아 조용히 기도문을 왼다.
▲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 기도회 ©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광장 분수의 뿜어져 나오는 물소리, 노니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작은 기도 소리는 묻히기 마련. 하지만 기도문을 외는 사제와 신도들은 잔잔하다.
기도가 끝나고 시작되는 사이, 함께 있지만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 기도하고, 생각하고, 글을 읽고, 소일거리를 한다. 노란 배를 바느질로 짓고, 그 배에 수를 놓고, 리본을 만든다. 오랜 옛날 정해놓은 기도문을 같이 외지는 않지만 이 시간 또한 기도 같다.
옆에서 배를 바느질로 짓던 나는 속으로 ‘대단한 말과 행동이 아니더라도, 빈자리를 메우고 앉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구나. 그렇구나.’ 라고 되뇌인다.
▲ 바느질로 배를 짓다 ©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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