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하라!’ 아일랜드의 열기헌법 제8조 수정안 폐기 요구하며 2만 거리시위 이곳 아일랜드에 와서 공부를 시작한 지 열 달이 되어간다. 세상 일 어찌 될지는 정말 모르는 일이라더니, ‘여혐’ 국가 한국이 지긋지긋해 떠나온 유럽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여성으로서의 내 삶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었다. 아시아 동쪽 부유한 나라에서 온 가난한 아시안 여성으로서, 한국만 아니면 어디든 천국일 것만 같은 애매한 희망을 가지고 도망치다시피 떠나온 유럽 서쪽 끝 아일랜드에서 이곳의 여성들을 만나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함께 싸웠다. 이제 이곳 생활을 마무리하며, 아일랜드에서 ‘낙태 합법화’ 운동에 함께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갈무리해보려 한다. (최혜원) Feminist Journal ILDA 유럽에서..
우주의 진리는 알아도 페미니즘은 모른다?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시작하며 ※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 연재가 시작됐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인도에서 반 년 간 지내면서 만나게 되었던 한국인 커플이 있다. 인도로 함께 여행을 올 만큼 가치관, 세계관, 취향도 비슷해 보였던 그들은 보고만 있어도 훈훈한 커플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몇 주 후 여자 친구였던 ㄱ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ㄱ은 얼마 전 남자친구와 이별했다고 한다. ‘여성혐오라는 표현은 극단적이야’,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혐오한 적 없어.’ 이런 발언을 하는 남자친구였던 그는 겉으로 보기에 참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하고 좋은 사람 같아 보였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힘도,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