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딸년들!”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43) 친할머니 이야기 부모님을 뵈러 갈 때마다 나는 두 분이 좋아할 만한 주전부리를 챙긴다. 그러면서 함께 살고 계신 친할머니를 위한 간식거리도 잊지 않는다. 아니, 어머니나 아버지 것은 잊어도, 할머니께 드릴 걸 잊는 법은 없다. 이번에도 부모님 댁을 방문하기에 앞서, ‘뭘 살까’ 고심하며 슈퍼의 진열장 앞을 거닐었다. 특히, 할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고를 때는 더 생각이 많다. 아흔 다섯의 연세를 고려해, 공연히 목에라도 걸리면 안되겠다 싶어서 쿠키 류는 일찌감치 제했다. 그리고 카라멜도 이에 너무 달라붙으니, 피하는 것이 좋겠다. 사탕이 어떨까? 아주 달콤한 것이 좋겠다. 또 오래 드실 수 있도록 큰 봉지를 사고 싶다. 누가 이런 나를 보면, 할머니를..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의 자식사랑을 주로 빗대는 이 속담은, 그러나 알고 보면 거짓인 경우가 많다. 정말로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일까? 바로 나의 경험, 그리고 내 친구들의 경험, 그 친구들의 주위사람들의 경험을 모아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차별받고 자란 아이, 자아존중감 갖기 어려워 자라면서 어떤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또 어떤 아이는 사랑대신 미움을 받으며, 또 다른 어떤 아이는 무관심 속에 큰다. (여기서 ‘부모’란 반드시 낳아준 사람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나는 부모가 둘 이상의 자녀를 두었을 때, 자녀에게 별로 공평하지 않은 대우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