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도 직장에서도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토록 무방비한 산업재해 사회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그는 공장에서 일했다. 대학생이었지만 ‘노동현장’을 배울 수 있다며 좋아했고, 월급으로 활동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안전장치가 없는 기계 앞에서 일하던 그는 감전됐다.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공장 사장은 그의 유족에게 ‘보상금을 노리고 죽은 거 아니냐?’고 했다. 나는 그의 죽음도 믿을 수 없었지만, 공장 사장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본 자본주의의 맨얼굴이었다. 나를 포함한 동지들 모두 마음 한 켠에 깊이 묻어 둔 그의 죽음, 20년도 더 된 일이다. ▶ 안전장치가..
“My Fair Home” 가사노동자에게 권리를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한 ‘국제가사노동자연맹’ 인터뷰 세계적으로 6천7백만 여명의 가사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80%가 여성이다. 그리고 가사노동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이주노동자다. 가사, 육아, 간병 등의 노동을 수행하는 가사노동자들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국에는 대략 30만 명의 가사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가사사용인’을 법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11조 1항에 따라, 한국의 가사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한다. 2015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에 따르면, 가사노동자들은 사전에 업무의 내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