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남과 북, 분단의 경계를 넘은 사람들 소설 의 윤정은 작가 인터뷰 7년간 동료로 함께 활동해온 윤정은 기자(38)가 첫 소설 (양철북)을 펴냈다. 1997년 최초의 북한식량난민 집단망명신청 사건을 다룬 실화소설이자, 스물 넷의 나이로 생사가 오가는 국경지대에서 낯선 북한사람들과 동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둘러싸고 논쟁이 불붙은 지금, 남북갈등만큼이나 좌우 이념대립으로 남남갈등도 심각한 남한 사회에서 출간된 은 시대의 화두를 던지는 소설이다. 너무나 정치화된 이름 ‘탈북자’의 존재를,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인간과 인간의 만남으로 드러냄으로써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 을 펴낸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윤정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18) 그해 여름, 취업일기② 컴퓨터 프린터의 메인보드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첫날, 난 납땜을 마치고 잘라낸 철사조각들 중, 긴 것을 골라 펜치로 구부리는 일을 했다. 그 일을 며칠 간 한 뒤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조립라인에 앉아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칩들을 보드에 꽂는 일을 했다. 빈 보드가 자동으로 앞에 도착하면 같은 자리에 똑같은 칩을 반복적으로 꽂는 것인데, 어찌나 단순하고 지루한지 이 일을 하면서는 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깜빡깜빡 조는 사이, 조금씩 내 곁에서 멀어지는 보드를 쫓아 처음에는 몸을 일으켜 꽂다가 나중에는 아예 뛰어다니며 칩을 꽂으면, 어느새 벌떡 잠이 깨곤 했다. 경력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은 납땜 기계를 통과한 보드의 납땜을 손질하는 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