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38) 늙음에 대하여③ 얼마 전 만났던 94세 할머니는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어”라고 한탄조로 말씀하셨지만, 예나 지금이나 다들 ‘장수’는 축복받은 일로 여기며, 오래 살기 위한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오늘날, 우리 인간은 도대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 걸까?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 생물학자 스티븐 어스태드의 책 (궁리, 1999) 공식적으로 세계 최고령자였던 114세인 미국 할머니가 지난 달 말일에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최근 5년간을 살펴보면, 최고령자들은 112세에서 116세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1997년 122세의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 잔 칼망 할머니의 세계 공식 최장수 기록을 깬 사람은 지금까지 없다. ..
한 이웃이 유방암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갔다. 암이 진행되어 임파선을 모두 제거했다고 하니, 앞으로 그녀가 겪을 고통이 적지 않을 듯하다. 암이 전이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정신적 불안도 힘들겠지만, 임파선이 없어 죽기 전까지 감내해야 할 몸의 불편함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의학적 질병’ 상태와 ‘개인적 통증’ 경험의 간격 일상적으로 몸의 고통을 껴안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병에 걸려 죽음을 늦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겪어내야 하는 고통도 그렇지만, 잔병들로 인한 고통, 혹은 아무런 의학적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를 실제로 괴롭히는 고통도 모두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를 하며 자라온 내 경우는 어느 정도 몸의 고통에 익숙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