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전시나 정치적 놀음에 그치지 않도록 얼마 전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뒤에서 갑자기 어마어마한 소음이 들려왔지요. 백미러로 뒤를 보니 망가진 승용차 한대가 도로한가운데 서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멀어지면서 그 차는 점점 작게 보이다가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탄 차와 부딪혔을지 모르는 아찔함에 가슴을 쓸어 내리다가, 한 순간 부딪혔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 갑자기 내게 고통이 닥쳐왔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 그리고 어느 한가한 오후에 고통이 닥쳐왔을 사고당사자를 생각하다가, 결국 그도 언젠가 고통을 피해간 저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왔지요. 매 순간 이렇게 누군가는 고통을 피해가고, 누군가는 마치 운명인 마냥 고통에 맞닥뜨려야 하..
연예인이니까 성폭력도 가십? 연예인대상 범죄보도에도 윤리는 필요하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대중의 관심은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허용되는 방식과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스타도 사람이고 최소한의 인격권을 지킬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윤리 실종된 연예인 성폭력 사건보도 그러나 선정적인 언론보도 속에서 연예인들은 심지어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도 보호를 받기는커녕 정보노출과 왜곡보도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 한 여성연예인의 성폭력 피해 사건을 둘러싼 언론보도에서도 이와 같은 언론들의 고질병이 드러났다. 지난 26일 각 일간지들은 소속 연예인을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된 모 기획사 사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