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페미니즘’을 논하다 생존이 걸린 집밥의 미래와 에코페미니즘 한국의 집밥엔 미래가 없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집밥엔 미래가 없다. 왜냐하면 청년들에겐 집도, 밥상도 가닿을 수 없는 신기루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청년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월세 방에 살면서 수입 농산물에 식품첨가물이 가득 담긴 가공식품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런 삶이 언제까지 지속가능할까? 우리는 먼저 우리에게 미래가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가 없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디 희망도 품지말자.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이다. 나 또한 희망을 이야기해왔고 현실을 부정하고자 했지만 결국 미래가 없음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특히 우리의 밥상엔 미래..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책상 위 씨앗이 담긴 병 어떤 겨울, 씨앗 보관을 잘한다고 마을에 소문난 농부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소문난 분들은 매해 꼬박꼬박 씨앗들을 바지런하고 꼼꼼하게 갈무리해두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하러 가니 농부들은 쑥스러워하면서 가을에 꽁꽁 싸매 집안 서늘한 곳 구석구석에 놓아둔 씨앗보따리를 풀어내며 씨앗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었다. 친정엄마가 매해 받아쓰던 것을 50여 년 전 시집 올 때 한 줌 가져와 오늘까지 쓰고 있다던 할머니, 20년 전 시어머니한테서 받은 호랑이강낭콩과 옥수수…. 그 겨울은 씨앗들의 온갖 무늬들로 눈이 즐거웠더랬다. ▲ 사무실에 토종 씨앗이 담겨진 병들이 몇 개 생겼다. © 박푸른들 요즘 우리 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