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은 우리들의 '몸' 지난 여름, 장애여성인 우리들의 ‘몸’을 주제로 해서 사진작업을 했고, 드디어 이번 주에 그 결과물을 선보이게 될 전시회를 앞두고 있다. 2009 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 기간 중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사진전을 열게 된 것이다. 한 여성작가의 스튜디오에서 평소 남에게 보이기 싫었던 모습을 드러내며, 어떤 이는 생각보다 자기 몸이 예쁘다며 좋아했고, 또 한 이는 그토록 심하게 휘어져 있는 자기 몸과 대면하며 당혹스러워했다. 또 평소 등에 길게 나 있던 수술자국을 두고 지네 같다던 여동생의 말 때문에 흉할 줄로만 알았던 뒷모습에 스스로 반해버린 이도 있었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클라이맥스는 저신장(LP)장애여성 세라와 지적장애여성 은혜였다. 평소 안면이 있던 세라에게 모델을 제안하..
시골로 내려간 둘란 언니 이야기 “내가 이런 곳에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네.” 오랜만에 일이 있어 서울에 올라온 둘란 언니와 홍대 앞을 걷고 있었다.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느린 걸음으로 피한다고 피하면서 둘란 언니가 흐흐 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서 대학 다니고 잡지사 기자로, 홍보회사 카피라이터로 뾰족구두 또각또각 소리 내며 걸었던 생활이 10년이 넘었으니, 지금 생활은 그로부터 너무도 까마득해 웃음이 날 정도긴 하다. 10년 전과 지금, 바뀐 삶터와 세계관 둘란 언니는 충남 홍성에 산다. 남편이랑 아들 둘이랑 같이. 그런데 이 남편 만난 사연이 각별하다. 서울깍쟁이 다 된 둘란 언니가 잡지사 기자로 있을 때, 서산에 어떤 화가부부를 취재하러 갔더란다. 달려 들어가고 싶을 만치 멋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