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최규석 (창비, 2009.6) -‘2009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작- 남녀 간 차별의 벽이 과거와 달라지는 가운데, 만화계도 성별유통구조 즉, 남성작가-여성작가, 남성독자-여성독자이라는 이분법이 허물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만화작품 속 여성주의적 시각은 어느 정도 진일보했을까. 어느 정도 균질화됐을까. 2009년 지난 한 해 만화관련 기관과 단체에서 우수작품을 선정했다. ‘오늘의 우리만화상’, ‘부선만화대상’, ‘독자만화대상’ 등의 수상작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 받은 작품이다. 이들 작품을 대상으로 여성주의적 읽기를 시도해 본다. 스포일러 유의. 언제나 대한민국의 현재를 그리는 작가, 최규석 최규석이란 작가를 알게 된 건 둘리 때문이었다. 지금의 30,40대라면 둘리를 모를 리 없다. 이들이..
▲ 최규석 글, 그림 (창비) 만화가 최규석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와 게시판에 절찬리 스크랩되었던 패러디 만화 때문이었다. 라는 제목을 보고 아기공룡 둘리를 기대하고 클릭했다가, 임노동자가 되어버린 둘리아저씨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린 둘리, 박카스아줌마 또치와 해부용으로 팔려가는 도우너 등등 더 이상 명랑만화의 주인공이 아닌 그들이 몸으로 겪는 세상의 황량함과 폭력성이 슬펐다. 그 다음으로 접한 만화는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6월 민주화 항쟁을 다룬 이다. 매일같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이 만화가 지난 역사의 뒷페이지가 아니라 현재형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위의 두 작품을 읽고서 내가 느꼈던 것은 1980년대적인 감수성..